반년간 한땀한땀… 미술로 세상과 소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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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 2급 조영배씨 ‘JW 아트어워즈 대상’ 수상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서 열린 ‘JW 아트어워즈’ 시상식에 참석한 조영배 씨가 대상을 수상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서 열린 ‘JW 아트어워즈’ 시상식에 참석한 조영배 씨가 대상을 수상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연회색으로 칠해진 캔버스 위에 크레인 여러 대가 그려져 있다. 자폐성 장애 2급인 조영배 씨(21)가 6개월간 종이끈을 오려 한 땀 한 땀 제작한 이 그림은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담아냈다. 제목은 ‘크레인1’. 이 작품은 JW중외제약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이 개최한 ‘JW 아트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JW 아트어워즈’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예술적 재능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국내 기업이 장애 미술인을 대상으로 여는 유일한 공모전이다.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만난 조 씨의 어머니 정현순 씨(53)는 작품 배경에 대해 “영배가 여섯 살 무렵까지 그 아파트에 살면서 좋은 추억이 많았다”며 “우연히 공사 중인 걸 알게 된 아들이 수차례 공사장을 찾아가 스케치해 탄생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조 씨는 어머니에게 “어릴 적 뛰어놀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몰라보겠다”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미술에 소질을 보인 조 씨는 현재 강남대 회화전공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다양한 기법을 통해 사물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은 유화에 빠져 있다고 한다. 이날 인터뷰는 어머니 정 씨의 도움으로 진행됐는데, 조 씨는 그림 얘기가 나오자 직접 “유화가 재밌어요”라고 했다.

뭔가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그리는 성격 덕분에 조 씨가 어릴 적부터 그려온 그림이 수천 장이 넘는다. 7세 때 옥수역을 지나가는 지하철을 그린 그림은 2012년 한 사회적 기업을 통해 티셔츠와 컵 배경으로 쓰이기도 했다. 정 씨는 “손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선 하나조차 그리기 힘들었던 아들이 그림을 그리며 몰라보게 나아지고 있다”며 “미술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은 “약으로 세상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장애인이 문화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jw 아트어워즈#조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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