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특사 이위종, 연해주서 독립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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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외손녀-외증손녀 2명… 열사 일대기 담은 책 출간회 참석

이위종 열사의 외손녀인 류드밀라 예피모바 여사(왼쪽)와 외증손녀인 율리야 피스쿨로바 전 모스크바국립대 역사학과 교수. 김영사 제공
이위종 열사의 외손녀인 류드밀라 예피모바 여사(왼쪽)와 외증손녀인 율리야 피스쿨로바 전 모스크바국립대 역사학과 교수. 김영사 제공
“이범진 고손, 이위종 증손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환경재단 사무실. 푸른 눈의 두 여성이 한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헤이그 특사 3인방 가운데 1명인 이위종 열사(1884∼?)의 외손녀인 류드밀라 예피모바 여사(82)와 외증손녀인 율리야 피스쿨로바 전 모스크바국립대 역사학과 교수(50)다.

이들은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김영사·1만5000원·사진)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 초청돼 한국을 찾았다. 이 열사의 일대기를 추적한 책으로 역사적 뼈대에 상상력을 20% 정도 입혔다. 저자인 역사학자 이승우 씨(69)는 집필 과정에서 모스크바를 찾아 열사의 후손들을 인터뷰했다.

이 열사는 대한제국 외교관이자 한일병합에 항거해 자결한 이범진 러시아 주재 특명전권공사(1852∼1911)의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프랑스 등에서 근대 교육을 받았고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해 해외에 한국 상황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예피모바 여사는 “선조들은 도덕적으로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분들이다. 한국이 역사를 기억해줘서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사를 전공한 피스쿨로바 전 교수는 “이 열사의 연설로 한국을 침략하려는 일본의 민낯이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이후 열사는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벌이며 영웅적 행보를 걸었다”고 했다.

이 열사는 이준 이상설 열사에 비해 알려진 바가 적다. 이후 활동상은 물론이고 돌연 실종돼 사망 연도조차 불분명하다. 피스쿨로바 전 교수는 “후손으로서 그에 대한 작은 정보도 절실하다. 힘든 시기에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열사를 제대로 기억하면 한국은 더 발전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이위종 열사#시베리아의 별 이위종#독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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