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의 팔순 잔치에 김 회장의 해태, 삼성 감독 시절 제자 및 후배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이승엽은 제자들을 대표해 김 회장에게 금 1냥짜리 행운의 열쇠를 전달했다. 원대연 기자 yean72@donga.com
‘(선)동열이도∼ 오고, (이)종범이도∼ 오고.’
10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전설적인 스타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시리즈 최다인 10회 우승에 빛나는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의 팔순 잔치를 빛내기 위해서였다. 음력 1940년 3월 1일생인 김 회장은 내년에 팔순을 맞지만 더 많은 사람이 참석할 수 있도록 생일상을 약간 당겼다.
이날 행사는 김 회장의 해태와 삼성 감독 시절 제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국보 투수’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2군 총괄이 김 회장의 대표적인 제자이다. ‘국민 타자’ 이승엽 KBO 홍보대사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외에도 이순철(전 LG), 김성한(전 KIA). 김인식, 유승안 한대화(이상 전 한화), 강병철, 박영길, 양승호(전 롯데) 등 전직 사령탑들과 LG 류중일, KT 이강철 등 2명의 현역 감독 등 10명 넘는 전현직 감독이 참석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 조계현 KIA 단장, 양준혁 마해영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야구광으로 알려진 문재인 대통령도 축전을 보냈다. 김 회장은 해태(1983∼2000년)와 삼성(2001∼2004년), 한화(2013∼2014년) 등 3개팀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삼성 야구단 사장에 취임하며 야구인 최초로 대표이사 자리에도 올랐다. 2016년 말부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간단하게 식사나 하자”고 제안했으나 제자들은 “스승을 잘 모시는 전통을 세워야 한다”며 성대한 팔순 잔치를 준비했다. 제자들은 근사한 선물도 마련하려 했으나 김 회장이 한사코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금 1냥짜리 행운의 열쇠로 대신했다.
김 회장은 “미안하고 민망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젊을 때 하도 제자들을 괴롭혀서 오늘은 얻어맞을 각오를 하고 왔다(웃음). 그런데도 제자들이 뜻을 모아 이런 자리를 열어줘서 너무 고맙다. 남은 인생도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행사 추진위원장을 맡은 이순철 전 감독은 “감독님은 선수들을 엄하게 대하셨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감독님의 진심을 알게 됐다. 티는 안 내도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신다”고 말했다. 선 전 감독 역시 “감독님과 한 달에 한두 번 식사를 한다. 지금도 우리보다 잘 드신다. 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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