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정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사진)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함북 청진 출신인 고인은 1968년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에 입사해 편집국 정치부장, 사회1부장, 부국장, 논설위원, 도쿄지사장, 관훈클럽 총무 등을 지냈다.
1990년 7월∼1994년 1월 정치부장으로 일하면서 한소 국교 정상화와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한중 수교, 제14대 대통령선거, 문민정부 출범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현안 보도를 지휘했다. 1999∼2001년 편집국장 재임 시에는 ‘옷 로비 의혹 사건’을 비롯해 굵직한 특종을 이끌었다.
고인과 가까이 지냈던 김덕룡 전 의원(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은 “고인은 언론 환경이 어려웠던 군부정권 시절부터 민주주의의 소신을 가졌고, 1987년 이후에도 기자로서 정치 민주화와 언론 창달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항상 균형을 잡으려 고뇌하면서도 의지가 굳은 언론인이었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동아일보 퇴직 후에도 2002∼2004년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으로 일하는 등 언론계 발전에 힘썼다. 2005∼2009년에는 전남일보 사장을 지냈고 한국디지털뉴스협회 회장, 전국지방신문협의회장,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 제15대 이북5도위원회 함경북도지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중앙언론문화상(1999년)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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