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학사 확립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사진)가 5월 30일 오전 5시께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192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일본 와세다대를 다니다 광복 후 귀국하면서 조선대에서 수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광주일고에서 교사로 지내다 유학길에 올라 미국 오번대와 캐나다 앨버타대에서 이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조교수를 거쳐 1969년부터 한양대 수학과 교수로 부임해 한양대 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일본 고베대와 도쿄대 등에서 객원교수를 지냈다.
김 교수는 1983년 한국수학사학회를 만들며 국내 수학계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으로도 활동했다.
김 교수는 수학뿐 아니라 인문학을 넘나들며 150권이 넘는 저서를 남겼다. 이 중 일본어로 펴낸 책도 20여 권이다. 한국 수학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1977년 펴낸 ‘한국 수학사’를 비롯해 ‘인간학으로서의 수학’, 일본어의 기원이 백제어라고 분석한 ‘천황은 백제어로 말한다’ 등이 대표작이다. 1989년 출간된 ‘일본의 몰락’은 1990년대 일본에서 일어난 거품 경제 붕괴를 예측해 화제가 됐다.
지난달 22일 출간된 ‘개인의 이성이 어떻게 국가를 바꾸는가’가 마지막 저서다. 폐암으로 투병하던 중 집필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6월까지 ‘김용운의 역습’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수학과 역사,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통찰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올리기도 했다.
유족은 김호중 한양대 의대 명예교수, 김영숙 청주대 예술대 명예교수, 한의사 김희중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6월 1일 오전 7시 30분, 장지는 경기 양평군 갑산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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