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사진)가 예수를 백인으로만 묘사하는 것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웰비 대주교는 26일(현지 시간) BBC 라디오의 ‘투데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 각지의 성공회 교회를 방문해 본 경험을 소개하며 “다른 나라 교회에 가면 백인 예수는 없다. 흑인, 중국인, 중동인 예수를 만날 수 있고 이게 가장 정확하다”며 “예수가 문화와 언어의 다양성만큼 많은 방식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수의 모습에 대해선 “우리가 숭배하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모습으로 하느님의 보편성을 다시 한번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 움직임 속에 부각되는 과거 제국주의와 노예무역과 관련한 각종 기념물의 철거에 대해선 “검토 중이다”고 답했다. 웰비 대주교는 캔터베리 대성당의 관련 동상들에 대해 “그것들이 모두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영국을 비롯한 미국과 유럽에는 오래된 종교 시설에 제국주의와 노예무역 등을 연상시킬 수 있는 기념물들이 다수 전시돼 있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에서 신대륙 탐험가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동상이 시위대에 의해 훼손되는 등 관련 기념물들이 공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폭동이다”란 시선과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이다”란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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