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장편소설 ‘장자의 비밀정원’ 출간을 앞둔 김호운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71·사진)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치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김 이사장이 이 책을 쓴 계기는 본의 아니게 휘말린 정치 세태 때문이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비판한 이후 일각의 공격을 받게 됐다. 추 전 장관이 국회에서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질의를 받자 “소설 쓰시네”라고 받아친 게 발단이었다. 한국소설가협회는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하는 나라에서 문학을 융성시키기 어렵다. 소설 쓰는 것을 거짓말하는 행위에 빗대어 소설가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준 정치인들은 각성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 이사장은 “당시 성명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단지 소설가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발표됐다. 하지만 이후 협회는 일부 여권 인사와 지지자들로부터 심한 조롱과 모함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그의 출신지(경북 의성)를 근거 삼아 보수정당 지지자로 몰아가고, 흐릿하게 찍힌 보수 집회 사진을 두고 김 이사장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허위 정보를 퍼뜨리기도 했다. 그는 “당시 목도한 한국의 정치 세태가 이번 소설을 쓰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장자의 비밀정원’은 중국 춘추시대 등 과거의 이곳저곳을 비행하는 나비를 화자로 내세워 ‘사람은 자신의 본성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장자의 철학을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김 이사장은 “모든 사람이 본성을 이해하고 지혜롭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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