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연고지 애틀랜타 총격사건에
“깊은 슬픔… 경각심 일깨우게 되길”
구단주 “용납 못할 일” 지지 메시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애틀랜타 팰컨스에서 활약 중인 구영회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STOP HATE(혐오를 멈춰 달라)’라고 쓴 헬멧 사진을 올리면서 최근 몇 년간 미국 내에서 급증한 인종 혐오적인 범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사진 출처 구영회 인스타그램
“STOP HATE(혐오를 멈춰 달라).”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애틀랜타 팰컨스에서 키커로 활약 중인 구영회(27)가 인종차별적인 범죄가 늘어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소속팀의 연고지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16일(현지 시간) 연쇄 총격 사건이 일어나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 총을 난사한 에런 롱(21)은 경찰에 붙잡힌 뒤 “인종 범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현지에서는 이 사건을 아시아계 혐오 범죄로 보는 평가가 우세하다.
구영회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어제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면서 “아직 이 사건의 범행 동기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건 아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모든 인종에 대한 혐오 범죄가 늘어난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남겼다.
그는 계속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나 역시 놀림과 조롱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마다 신경을 끄고 내 할 일에 집중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해 왔다”면서 “하지만 이런 문제를 애써 무시하는 게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어느 때보다 더 분명하게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1994년 서울에서 태어난 구영회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 뉴저지로 이민을 떠났으며 애틀랜타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조지아서던대를 졸업했다.
구영회는 “이 글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건 안다. 그러나 이 글이 모든 혐오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그는 이 글에 ‘#stophate’(혐오를 멈춰 달라)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다양한 피부색으로 된 ‘불끈 쥔 주먹’ 이모지를 올렸다. 단결, 도전, 저항 등의 상징을 담은 것이다.
구영회는 2017년 LA차저스에서 지명을 받아 한국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NFL에 입성했다. 4경기 만에 방출됐지만 이후에도 계속 NFL의 문을 두드린 끝에 2019년 10월 애틀랜타와 계약했다. 그 뒤로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시즌 프로볼(올스타) 멤버로 선정됐으며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아서 블랭크 애틀랜타 구단주도 구영회에게 지지 메시지를 보냈다. 블랭크 구단주는 “아시아계 미국인, 태평양제도계 미국인을 향한 혐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NFL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주전 쿼터백 카일러 머리(24)도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아시아계 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혐오를 멈춰줄 것을 호소했다. 머리는 “도저히 혐오를 이해할 수 없다.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와 기도를 보낸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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