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셸과 친구라는 것에 놀랄만큼 美 분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0일 03시 00분


“美 양극화로 상상조차 못해 문제”
“인기 좇는건 품위없어” 트럼프 비판

2016년 9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오른쪽)가 수도 워싱턴에 개관한 흑인역사문화박물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껴안으며 웃고 있다. 사진 출처 NBC뉴스
2016년 9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오른쪽)가 수도 워싱턴에 개관한 흑인역사문화박물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껴안으며 웃고 있다. 사진 출처 NBC뉴스
2001∼2009년 재임한 미국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75)이 자신이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57)와 가깝게 지내는 것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당적, 인종, 연령대가 다른 두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친분을 표시했다는 이유만으로 화제가 되는 현실이 미 사회의 심각한 분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CBS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인은 내가 미셸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로 놀랐다. 그런 반응이 충격적이었다”며 “미국인이 너무 양극화돼 있어 조지 W 부시와 미셸 오바마가 친구가 된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16년 워싱턴 흑인역사문화박물관 개관식 때 미셸 여사가 자신을 옆에서 껴안으며 친근감을 표시했던 사진이 보도된 뒤 사람들의 관심에 놀랐다고 토로했다. 2018년 보수 거두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장례식에서 자신이 미셸 여사에게 기침을 가라앉히는 사탕을 건네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힌 후에는 더 큰 반응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퇴임 후 초상화 화가로 변신한 부시 전 대통령은 ‘이민’을 주제로 한 화집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 미 이민자들의 초상’ 발간을 계기로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 있는 자신의 화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화보집에는 체코 태생으로 민주당 빌 클린턴 정권에서 미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에 오른 매들린 올브라이트, 독일계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미 역사를 수놓은 이민자들이 대거 담겼다.

부시 전 대통령은 단속, 구류 등 강경 일변도였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대응을 비판하며 “재임 당시 이민정책을 개혁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후회로 남는다”며 “난민과 이민자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나라가 위대한 나라다. 미국은 위대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 이름이 언제나 등장하고 유명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품위 없는 일”이라며 대중의 인기에 과도하게 집착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간접 비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부시#미셸#오바마#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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