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혜 前인권위원 ‘명예훈장’ 수상
라가르드 등 여성법조인 8명 선정
5일 스페인 세계법률가회의서 수여
“저를 비롯해 많은 여성 판사들에게 ‘롤 모델’ 같은 분을 기리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김영혜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62·사법연수원 17기·사진)은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긴즈버그 명예훈장’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훈장은 지난해 타계한 미국 사법부 ‘진보의 상징’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세계법률가회의는 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김 전 위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나비 필라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 등 여성 법조인 8명에게 긴즈버그 명예훈장을 수여한다. 1963년 창설된 세계법률가회의는 전 세계 140개국의 법조인 등이 참여하는 국제회의체로 성평등과 ‘법의 지배’에 기여한 긴즈버그 대법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올해 명예훈장을 신설했다. 훈장은 이번 회의 의장국인 스페인 국왕이 직접 수여할 예정이다.
김 전 위원은 이날 “긴즈버그 대법관은 이념을 떠나 합리적인 면모를 보이셨던 분으로 인간적인 매력도 넘쳤다”며 “세계여성법관회의 등 국제단체에서 활동하며 성평등과 인권 증진 등을 위해 활동해 온 점을 평가해주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 판사들은 재판 업무량이 너무 많다 보니 국제 활동에 관심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우리나라의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를 주도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후배 법조인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8년 판사 생활을 시작한 김 전 위원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또 아시아 최초로 2008년에는 여성들의 지위 향상과 인권 보장 등을 목적으로 세워진 세계여성법관회의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2009년 법복을 벗은 뒤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아태국가인권기구회의(AFP) 고문방지대사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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