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한국 문체부 공동주최
‘한국: 입체적 상상’ 전시회 개막
BTS공연 등 ‘VR 한류’에 환호
조선 왕 행차 모습 등 전시도 인기
“마치 내가 기택(송강호)이 된 거 같아요.”
6일 오후 6시 반(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7구에 위치한 유네스코 본부 1층. 머리에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쓴 파리 시민들이 허공에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는 동작을 취했다. 동시에 웃음과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사방에 설치된 대형화면에서는 이들이 VR로 체험하는 영화 ‘기생충’ 속 공간이 보였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와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최한 ‘한국: 입체적 상상’ 전시회의 개막 첫날 전시회에서 만난 파리 시민들은 인기 한류 콘텐츠를 VR 기술로 경험하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영화 기생충의 배경인 박 사장(이선균)의 거대 저택과 지하 공간, 주인공 기택의 반지하 빌라 등을 VR로 구현한 전시공간은 특히 인기였다. “원더풀”이란 탄성도 자주 들렸다. 유네스코 관계자들은 직접 체험을 해본 후 “너무 실감나서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마침 이날 개막한 제74회 칸 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기생충을 만든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을 방문한 모습이 프랑스 언론에 보도되면서 전시회에 대한 현지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기생충은 2019년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VR와 3개면에 설치된 거대한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전시장도 큰 인기를 끌었다. 유네스코 측은 지난달 8일 이번 전시를 소개한 트윗이 방탄소년단의 리트윗으로 6만6000건 이상 리트윗돼 유네스코 트윗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대중문화뿐 아니라 조선시대 왕의 행차 모습 등 한국 전통문화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전시도 호응이 컸다. 유네스코 문화부문 에르네스토 오토네 사무총장보는 “한류는 그동안 큰 문화적 성과를 누렸다”며 “여기에 디지털 발전까지 결합되면서 더욱 번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다른 국가 대사들도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하이파 알 모그린 주유네스코 사우디아라비아대사는 VR 체험을 마친 후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 디지털 한류의 미래를 알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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