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하면 나를 쏴라” 전선 지킨 경북 칠곡 다부동전투 현장서 추모식
서욱 장관-러캐머라 사령관 참석
브룩스 前연합사령관 추모영상
백선엽 장군(사진) 1주기 추모식이 9일 오전 11시 경북 칠곡군 다부동구국용사충혼비 앞에서 열렸다. 추모식은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주최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폴 러캐머라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김승겸 연합사 부사령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백선기 칠곡군수 등 90여 명이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별도의 추모사 없이 헌화와 분향을 한 뒤 경례 묵념으로 백 장군과 호국영령의 헌신을 기렸다.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전우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백선엽 장군에 대한 그리움과 추모의 의미를 담아 메시지를 보낸다”며 “백 장군의 얼과 정신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고 했다. 서 장관은 “백선엽 장군님은 한미동맹의 정신적 뿌리이자 상징”이라며 “한미동맹의 발전에 호국의 별이 된 장군님이 함께해 주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추모식에 이어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제10회 한미동맹포럼도 열렸다. 포럼에는 미국에 사는 백 장군의 맏딸 백남희 씨가 참석해 ‘백선엽 장군과 한미동맹’을 주제로 연설했다. 백 씨는 “아버지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한 모든 분을 위한 추모 행사가 되기를 원하실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한미동맹 체제로 더욱 강한 국가가 됐다. 굳건한 한미동맹은 아버님이 남긴 값진 유산”이라고 말했다.
이달 2일 취임한 러캐머라 사령관은 “첫 공식 외부 행사로 이 자리에 참석하게 돼 무척 뜻깊다”며 “백선엽 장군이 한평생 흘린 피와 땀으로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모였다”고 경의를 표했다.
칠곡군 다부동(현 다부리)은 6·25전쟁 당시 백 장군이 이끌던 1사단이 북한군 3개 사단을 물리치고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상징적인 장소다. 백 장군이 “내가 앞장설 테니 나를 따르라. 내가 후퇴하면 나를 쏴도 좋다”는 말로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린 일화는 지금도 전설처럼 남아 있다.
1952년 만 32세의 나이에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됐고 이듬해 한국군 최초의 대장(4성 장군)이 됐다. 정전회담 때는 한국군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백 장군은 1960년 예편 후 외교관과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지난해 7월 10일 향년 10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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