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퇴임 앞둔 메르켈 고별회담
16년 재임기간 美대통령 4명 상대
바이든 “나보다 백악관 더 잘 알아”
러-독 가스관 사업선 이견
“당신이 그리울 겁니다. 정말로요.”
15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에게 고별의 인사를 전했다. 메르켈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을 “친애하는 조(Dear Joe)”라고 여러 차례 부르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파트너일 뿐 아니라 매우 가까운 친구”라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을 방문한 첫 유럽 정상이다.
올 9월 임기가 끝나는 메르켈 총리의 방미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는 총리가 된 2005년부터 16년 동안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바이든까지 모두 4명의 미국 대통령을 상대했다. 이날 워싱턴 방문은 재임 중 23번째로 백악관 방문 횟수도 10여 차례나 된다. 이 점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는 16년간 이곳을 자주 방문해 나보다 백악관 집무실을 더 잘 안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처럼 미국 대통령을 자주 만나온 메르켈 총리였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만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방위비 기여를 충분히 안 한다고 압박하면서 주독미군을 3분의 1가량 줄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날 회담은 불편했던 과거를 접어두고 양국 관계를 확실히 복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두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 맞서 양국의 협력을 증진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모든 부문에서 완전한 의견 일치를 이룬 것은 아니다. 두 정상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미국은 이 사업이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시킨다며 우려를 표명했지만 메르켈 총리는 이런 관점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좋은 친구도 의견을 달리할 때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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