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미아 알리자데 제누린(23·사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태권도 여자 57kg급 동메달을 따면서 이란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부 관계자들은 내가 자기들 덕분에 메달을 딴 것처럼 홍보하기 바빴다. 그러면서도 ‘(태권도에서) 다리를 쭉쭉 뻗는 건 여자에게 미덕이 아니다’라고 모욕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망명 의사를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독일에 둥지를 튼 제누린은 2020 도쿄 올림픽에 난민팀 일원으로 참가했다. 공교롭게도 첫 경기 상대는 어린 시절부터 동고동락했던 이란 대표 니하드 키야니 찬데였다. 맨머리를 휘날리며 매트 위로 올라선 제누린은 히잡을 쓰고 입장한 키야니 찬데를 18-4로 물리친 뒤 오랜 친구와 꼭 끌어안은 채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제누린은 준결승과 3·4위 결정전에서 내리 패하면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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