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6시경 전남 완도군 보길도 중리해수욕장. 이한나 씨(37·사진)는 초등학생 두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바닷물이 썰물로 바뀌는 것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다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데 물속에서 어른용 튜브를 타고 놀고 있는 A 군(11) 형제가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형제는 조류를 이기지 못하고 먼바다 쪽으로 떠밀려 갔다. 당황한 형제의 부모도 “빨리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형제가 탄 튜브는 빠르게 파도에 휩쓸려 갔다. 형제는 조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힘이 빠져 튜브 밑으로 몸이 가라앉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이 씨는 본능적으로 바다로 뛰어들었고 50여 m를 헤엄쳐 형제가 타고 있던 튜브를 간신히 잡았다. 형제는 구명조끼 없이 튜브에 매달려 있었고 탈진한 상태였다. 이 씨는 형제를 안심시키고는 튜브를 해변으로 끌고 나왔다.
이 씨는 2017년 인명구조자격증을 땄고 2019년부터는 인천에서 어린이 수영강사로 일하고 있다. 이 씨는 “수심이 깊어 내심 긴장했지만 A 군 형제가 잘 버텨냈다. 엄마의 마음으로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완도경찰서는 10일 이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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