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銀 반송운봉영업소 박주현씨
30대 여성 1800만원 피해 막아
2월엔 50대 보이스피싱도 차단
12일 오후 3시 부산 해운대구 BNK부산은행 반송운봉영업소. 로비매니저(청원경찰) 박주현 씨(45·사진)는 송금 서류를 쓰고 있는 30대 여성 A 씨에게 다가섰다. 대기 인원이 많았고 영업 마감을 1시간 앞둔 터라 뭐라도 도울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A 씨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이란에서 한국으로 온다”며 들뜬 표정이었다. A 씨는 몇 개월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란 국적의 남성을 사귀었다. A 씨는 이 남성이 결혼을 위해 이란에 있는 부모의 허락을 받았고 최근에는 이란 정부의 허가가 나 돈을 보내러 왔다고 했다.
수상한 낌새를 챈 박 씨는 A 씨에게 “서류가 있느냐”고 물었다. A 씨는 서류 대신 대뜸 휴대전화 메시지를 내밀었다. “본국(이란)이 자랑하는 ○○와 결혼하려면 국적을 이란에서 한국으로 바꿔야 하며 1800만 원이 든다”고 적혀 있었다.
박 씨는 최근 유행하는 ‘로맨스 스캠’이라고 확신했다. 가짜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연인처럼 친분을 쌓은 뒤 돈을 요구하는 새로운 사기 수법이다. 박 씨는 A 씨를 상담실로 안내했다. 인출책이 동행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박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용대출까지 받아 사기단에 돈을 송금하려 했던 A 씨는 박 씨의 재치로 피해를 면했다. 경찰은 이 남성의 뒤를 쫓고 있다.
박 씨는 올 2월 50대 남성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도 막았다. 상대방을 높여 부르며 통화하는 모습이 어딘가 초조해 보였다. 말을 걸었지만 “친구에게 돈을 보내고 있다. 신경 쓰지 마라”며 쏘아붙였다. 박 씨는 이런저런 말을 건네며 관심을 보였다. 결국 이 남성은 “1500만 원을 보내면 코로나 지원금 5000만 원을 준다고 해 돈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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