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태권도 쿠다다디-육상 라소울리
파리 머문 두 선수 강력 출전 의사
내달 2일, 이달 31일 경기 나서
“그렇게 가능성이 낮은 문제는 거론하고 싶지 않습니다.”
크레이그 스펜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대변인은 26일 ‘아프가니스탄 탈출에 성공한 두 선수가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IPC는 전날 “여자 태권도 대표 자키아 쿠다다디(23)와 육상 대표 호사인 라소울리(26)가 무사히 아프간 수도 카 불을 빠져나와 안전한 곳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 ‘안전한 곳’이 어디인지는 밝힐 수 없다. 두 선수의 심리적 안정이 더 중요하다”면서 참가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했다.
그런데 그 가능성 낮은 일이 현실이 됐다. IPC는 28일 오후 11시 30분경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아프간 대표 선수 두 명이 일본 도쿄에 무사히 도착했다”면서 “전 세계적인 지지 여론과 두 선수의 강력한 의사를 반영해 두 선수가 패럴림픽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고 한다”고 발표했다.
두 선수는 16일 카불을 떠나 도쿄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뒤 공항이 폐쇄되면서 패럴림픽 출전은 물론이고 신변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이후 호주 정부의 도움으로 카불을 떠날 수 있게 됐고, 파리에서 심리치료와 훈련을 병행해 왔다.
아프간장애인체육회는 “여러 정부, 스포츠단체, 인권센터, IPC 등을 포함해 두 선수를 지원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태권도연맹(WT)을 특정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조정원 총재가 이끌고 있는 WT가 패럴림픽 대체 선수를 선발하지 않고 쿠다디디가 참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등 물밑에서 두 선수를 도왔다는 이유였다.
스펜스 대변인은 29일 “우리에게는 이 둘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들의 안전과 심리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회 이후 선수들의 거취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선택할 문제이며 우리는 그들의 바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참가 선수인 쿠다다디는 다음 달 2일 열리는 태권도 여자 49kg급 K44 경기에 출전한다. 원래 28일 남자 육상 100m T47에 출전하려 했던 라소울리는 31일 멀리뛰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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