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여성으로서 마리 퀴리라는 인물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의 집념을 노래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음악관에서 열린 제5회 동아뮤지컬콩쿠르 본선 경연 및 시상식에서 대학·일반부 금상을 수상한 김윤지 씨(24·이화여대 졸업)는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 중 ‘또 다른 이름’을 불렀다. 그는 “작품 속 마리 퀴리의 이야기를 알면 알수록 빠져들었다. 이 곡으로 나중에 실제 공연 무대까지 오르는 게 목표”라며 환하게 웃었다. 성악을 전공한 그는 “‘연기가 부족하고 노래만 잘할 것’이라는 편견을 깰 수 있어서 이번 수상이 더 뜻깊다”고 말했다.
이날 본선 경연에서는 여성 참가자들이 강세를 보였다. 금상을 배출하지 못한 고등부를 포함해 부문별 금·은·동상은 모두 여성 참가자 8명에게 돌아갔다. 중등부 금상은 ‘위키드’의 ‘마법사와 나’를 부른 김하랑 양(13·심석중 1학년)이 수상했다. 김 양은 “이 곡을 알게 된 뒤로 꼭 동아뮤지컬콩쿠르에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고등부에서는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에서 ‘호프’를 노래한 허찬화 양(18·대구 구암고 3학년)이 은상을 받았다. 허 양은 “감정이 북받쳐 표현이 격해진 점이 아쉽지만 제 실력에 맞는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다”며 기뻐했다. ‘비틀쥬스’의 ‘Dead Mom’을 불러 동상을 받은 홍승희 양(17·부산여자상업고 2학년)은 “함께 음악을 공부했던 친한 언니가 부산 여러 시장을 뒤져가며 구한 원단으로 경연 의상을 만들어줬다. 좋은 성과로 이어져 뿌듯하다”고 했다.
본선 심사는 이성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교수, 홍유선 안무가, 김정한 연출가, 성두섭 류수화 배우가 맡았다. 이성준 심사위원은 “여성 참가자들의 섬세한 표현력, 연기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중등부 참가자들이 일반부와 견줄 만큼 실력이 뛰어났다. 한국 뮤지컬의 미래가 밝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김정한 심사위원은 “고등부의 경우 예년 금상 수상자만큼 뚜렷하게 실력을 드러낸 참가자가 없어 아쉬웠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참가자들의 노래 표현력, 발성, 무대 장악력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올해 동아뮤지컬콩쿠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이 마스크 착용 후 입장, 자가진단표 작성, 발열 검사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치러졌다. 시상식을 포함한 모든 과정은 무관객으로 진행됐다. 본선 채점표와 참가자들에 대한 개별 심사평은 동아뮤지컬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musical)에 이달 중 게시될 예정이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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