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서 연설
“미래세대 청년들 좌절-분노 이해… 中-러, 참석조차 안해 실망스러워”
EU-英 등 각국 대응사례 소개하며 한국 ‘탄소중립 기본법’ 제정도 언급
8일(현지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지난달 31일 시작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회의장에 수백 명이 몰렸다. 각국 대표단, 장관들은 물론이고 환경단체 활동가들까지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60)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BBC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COP26에 등장해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스타’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대부분의 국가가 파리협정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참석조차 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총회에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 참석했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는 ‘파리기후협정’ 체결에 핵심 역할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해 기후위기 대응에 차질이 생겼다고 사과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과 함께 미국은 다시 기후대응을 이끌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의 극한기후 사례를 소개하며 “꿈에 디스토피아 이미지가 슬금슬금 떠오른다”고 했다. 그는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 정부의 탄소중립 기본법 제정도 언급했다.
20대 초반인 두 딸의 아버지라고 운을 뗀 그는 미래 세대인 청년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세계가 ‘그레타’로 가득 차 있다”며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8)가 5일 시위를 열고 “기후총회는 세계 정상의 화려한 약속만이 발표되는 홍보행사”라고 비판한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면 소셜미디어 해시태그를 하거나, 시위에 참석해 소리를 지르는 것에 그치지 말고 정치에 관여해야 한다”며 “정부가 유권자의 압박을 느끼지 않으면 더 야심 찬 기후 대책은 나오지 않는다. 인생이 걸린 것처럼 투표하라”고 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이날 COP26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각국이 기후변화 위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와 같은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