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제게 ‘80점’을 주고 싶다.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고, 도쿄 올림픽 아쉬움 탓에 20점을 뺐다.”
더 오를 곳이 없어 보이는 성과를 거뒀어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는 듯 보였다. 2021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3관왕을 차지한 뒤 금의환향한 고진영(26)이었다.
22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끝난 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그는 23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13시간 비행하면서 힘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셔서 피로가 가시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다승왕(5승)과 상금왕(350만2161달러), 올해의 선수상 등을 휩쓴 그는 특히 한국 선수 최초로 올해의 선수상 2회, 3년 연속 상금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고진영은 “그 어느 해보다 감정 기복이 커서 에너지 소비를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마무리가 짜릿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별세와 손목 부상이 겹치면서 고진영은 올해 6월까지 10개 대회에 참가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하지만 7월 이후 LPGA투어 9개 대회에서 5회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8회나 들었다. 그는 “도쿄 올림픽(공동 9위)을 앞두고는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경기에 잘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그 이후 큰 산 하나가 없어지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고진영은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넬리 코르다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두 선수의 차이는 0.13점에 불과하다. 고진영은 “내년에도 더 잘한다면 최대한 빠른 기간 안에 1위를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여자골프 사상 최다인 우승 상금 150만 달러(약 17억8000만 원)를 받은 데 대해 그는 “일단 저축을 하고 싶다. 그 후에 부모님과 필요한 것이 있다면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달콤한 휴식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고진영은 “병원에서 손목 검사를 해본 뒤 잘 쉴 생각이다. 골프를 너무 많이 해서 통증이 생긴 것 같다”며 “넷플릭스에 재밌는 한국 드라마가 워낙 많이 나와서 빨리 보고 싶다.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영화를 보려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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