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물리학자 로벨리 주축 공개 서한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지지
“아낀 재원 팬데믹-빈곤퇴치 등 활용”
5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세계 유명 학자들이 2025∼2030년에 전 세계의 군비를 매년 2%씩 감축하자고 호소했다. 군비 경쟁이 엄청난 낭비이며 이 돈을 아낀 재원을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기후변화, 빈곤 퇴치 등을 위한 유엔 기금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65)가 주도한 공개서한에는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인 영국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80)를 포함한 노벨상 수상자 54명, 각종 학계 인사 등 총 62명이 서명했다. 198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86)는 서명에 동참하지 않았으나 이번 캠페인에 지지 의사를 표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학자들은 유엔 회원국이 군비 감축 기간 5년간 아낀 돈의 절반은 개별국이 자체적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평화 분담금’ 재원으로 내놓자고 제안했다. 평화 분담금을 바탕으로 유엔이 관리하는 펀드를 만들어 팬데믹, 기후변화, 빈곤 퇴치 등에 쓰자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2030년까지 1조 달러(약 1187조 원)를 마련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들은 “각국 정부는 남들이 다 군비를 증강시키기에 똑같이 군비를 늘려야만 하는 압박에 놓인다”며 “이런 구조가 군비 경쟁이라는 엄청난 자원 낭비의 소용돌이가 계속되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번 서한은 각국의 군비 예산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나왔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군비 지출은 총 1조9810억 달러로 한 해 전보다 2.6% 증가했다. 특히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영국 등 군비 지출 상위 5개국은 모두 한 해전보다 군비 예산을 늘렸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긴장,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갈등 고조가 군비 증가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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