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8명… 거창엔 ‘기부천사’들이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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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창서 줄잇는 익명 선행
위천면, 100만원 성금 기탁… 고제면, 라면-쌀 온정 나눔
남상면서 수년째 김밥 선물

경남 거창군 고제면 행정복지센터에 익명의 기부천사들이 두고 간 300만 원 상당의 라면 100박스와 쌀 20포대. 거창군 제공
경남 거창군 고제면 행정복지센터에 익명의 기부천사들이 두고 간 300만 원 상당의 라면 100박스와 쌀 20포대. 거창군 제공
경남 거창군에서 연말을 맞아 익명의 ‘기부천사’들이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거창군에 따르면 22일 거창군 위천면 행정복지센터에 익명의 기부천사가 다녀갔다. 이 기부자는 위천면 주민인 것만 알리고 본인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은 채 현금 100만 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급하게 전달하고 사라졌다. 그는 추운 겨울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기부금을 사용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위천면은 이날 기부자의 뜻에 따라 노인·장애인 등 가구 4곳에 난방유를 지원했다.

이날 고제면 행정복지센터에도 기부가 이어졌다. 한 기부자는 300만 원 상당의 라면 박스 100개를 두고 사라졌다. 그는 해마다 연말이면 몰래 라면 100박스를 두고 가고 있다. 또 다른 익명의 기부자도 행정복지센터 현관 앞에 쌀 20포대(65만 원 상당)를 쌓아두고 사라졌다. 고제면에는 올해만 5명의 기부천사가 익명으로 기부를 했다.

올 2월과 9월에는 남상면에 익명의 기부자가 나타났다. 이 기부자는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현장에서 근무해야 하는 산불감시원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기를 바란다며 돼지고기 20kg 3박스, 샌드위치, 김밥 등의 후원품만 남겼다. 그는 수년째 남상면을 찾아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월 추석을 앞두고도 남상면 주민이라고만 밝힌 한 주민은 면사무소로 라면 50박스를 전달했다. 그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기부하게 됐다고 전했다.

거창군 전체에는 올 들어 이날까지 총 8명이 익명으로 기부했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거창군에는 많은 기부천사가 살고 있어 코로나로 더욱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해마다 잊지 않고 선행을 베풀어 주신 주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기부천사들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 잘 전달하겠다”고 했다.

#경남 거창#기부천사#나눔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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