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재단, 사랑의 몰래 산타 작전… 789가정 방문 문앞에 성탄 선물
작년엔 처음으로 선물 택배로 보내… “영상 통화에도 아이들 반응 좋아”
“반가워요∼, 산타 할아버지 심부름 온 예비 산타예요! 집 앞에 몰래 선물 놓고 왔는데 혹시 소리 들었어요?”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빌라. 빨간색 산타 옷에 커다란 선물 자루를 든 개그맨 김해준(활동명 최준·34) 씨가 태블릿 PC 속 세 남매에게 손을 흔들었다. 김 씨가 집 앞에 선물 꾸러미를 놓고 간 뒤 주변 공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상 통화를 건 것이다.
아이들은 갑자기 나타난 산타가 반갑고 신기한 듯 화면 속 산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김 씨는 이날 한국청소년재단의 ‘사랑의 몰래 산타 대작전’ 일일산타로 변신했다.
산타 대작전은 해마다 12월 24일이면 일일산타가 아이들을 찾아가 선물을 전해주는 깜짝 이벤트다. 2006년부터 봉사활동을 이어왔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선물을 택배로 보냈다.
한국청소년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비대면으로 선물을 나눠줬을 때는 성탄절 분위기가 덜 나 많이 아쉬웠다”며 “올해는 문 앞에 선물만 배달하고 멀리 떨어져 인사를 하거나 영상통화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한국청소년재단이 모집한 자원봉사자 640여 명이 일일산타로 참여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과 영양제, 과자 등이 한가득 들어있는 선물꾸러미를 메고 서울 지역 789가정을 찾아다녔다.
6년 동안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승범 씨(31)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직접 아이들 집에 가서 노래도 하고 마술도 보여주면서 선물을 나눠줬다”며 “올해는 멀리서라도 아이들을 볼 수 있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예전처럼 아이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좋아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집들도 ‘산타 지키기’에 나섰다. 23일 노원구의 짐랜드어린이집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산타할아버지’를 어린이집으로 초대했다. 산타할아버지 손에는 부모들이 미리 아이를 위해 준비한 선물들이 한가득 들려 있었다. 이혜정 원장은 “지난해에는 아이들이 온라인에서만 산타를 만났는데 올해는 산타를 직접 본다고 하니 ‘정말 산타가 오는 거냐’며 엄청 기대했다”면서 “실제로 산타를 만나고 난 뒤 아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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