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선데이 타임스’ 선정 29인에 올라… 탈북-재탈북 거쳐 2008년 英정착
탈북자 영어공부 도우며 인권활동… 5월엔 탈북민 첫 구의원 출마도
탈북자 출신 여성 인권운동가 박지현 씨(52)가 2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일요판 ‘선데이 타임스’에서 선정한 ‘올해의 영웅 2021’에 이름을 올렸다. 박 씨는 탈북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올해 5월 영국 구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북한 청진 출신인 박 씨는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던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8년 북한에서 탈출했으나 인신매매단에 잡혀 중국의 농부와 강제로 결혼한 뒤 아들을 출산했다. 2004년 강제 북송 이후 고문과 노역에 시달린 박 씨는 다시 탈출해 베이징에서 생활하다 미국인 목사의 도움으로 2008년 아들과 함께 영국 맨체스터에 정착했다.
박 씨는 현재 영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면서 탈북자들의 영어 공부를 돕고 있다. 2017년부터 탈북 여성과 북한 아동의 인권 보호 등을 목표로 한 민간단체 ‘징검다리’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올해 5월에는 거주 지역인 맨체스터 무어사이드 구의원 선거에 보수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선데이 타임스는 “세 아이의 엄마인 박 씨가 현재 다른 탈북자들의 영국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 씨는 트위터를 통해 “내가 매일 누리는 이 자유가 누군가 그리워하는 삶임을 알기에, 누구보다 이 자유를 지키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선데이 타임스는 올해 선정 기준으로 아이들에게 영감을 준 롤모델, 영국을 더 공정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맞선 인물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엄청난 개인적 희생을 감내한 사람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묵묵히 일한 사람들을 꼽았다.
선정된 29명 중에는 올해 10월 미국과 영국 의회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이 어린이들의 정신 건강을 해친다고 증언한 내부 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건 씨가 포함됐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하는 고위험 환자 수백 명에게 일일이 전화해 70% 예약을 받아낸 의사 아자르 파루키 씨와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아이들이 무료로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사이트를 운영한 교사 제이미 프로스트 씨 등이 함께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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