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박수근미술상 김주영 작가 시상식
金작가 “수상자로 이름 올려 영광
백지같은 심정… 말로 감사표현 못해”
“그림을 그리겠다는 막연한 소망으로 크레파스를 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돌아보니 벌써 70년입니다. 이 자리가 있기까지 도움 주신 분들이 갑자기 제 앞에 나타난 것 같은 환영이 느껴집니다. 백지 같은 제 심정을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언어로 감사의 표현을 다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29일 열린 제6회 박수근미술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김주영 작가(73)가 말했다. 그는 “박수근 화백은 어려운 시대에 정직하게 자기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창조하고 이를 끝까지 밀고 나간 위대한 예술가”라며 “그를 기리는 상에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모른다”고 밝혔다.
박수근 화백(1914∼1965)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박수근미술상은 동아일보와 양구군, 강원일보, 박수근미술관이 공동 주최한다. 시상식은 박 화백의 기일이 있는 매년 5월 개최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 열렸다.
이인범 박수근미술상 운영위원장은 “박수근미술상이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미술상으로 자리 잡을 때라 생각해 예술과 인간에 대해 질문하는 예술가를 선정하려 했다”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김주영 작가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장은 “김 작가는 현대미술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 개인적인 성찰과 역사적 통찰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예술의 길을 정립했다”고 말했다. 조인묵 양구군수는 “시대의 문제를 예술로 표현해낸 김 작가의 노력과 작품성이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박수근 화백의 장녀인 박인숙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은 “고난과 희로애락을 열정적으로, 또 순수하게 작품에 담아낸 김 작가를 모시게 돼 영광이다. 아버지가 김 작가의 손을 잡고 ‘정말 고생하셨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아버지의 작은 보탬이 작가 활동에 힘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박 화백의 작품 ‘아기 보는 소녀’(1963년)를 조각으로 형상화한 상패와 창작지원금 30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내년 5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갤러리 문’과 박수근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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