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테니스 출전 일단 막혀
“6개월내 확진” 주정부 허가에도
연방정부 “미접종 불가피 사유 안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난 노바크 조코비치(35·세계랭킹 1위·사진)에게 고향에서 1만5000km 넘게 떨어진 호주 멜버른은 또 다른 고향이나 다름없다. 이 도시에서 해마다 1월에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9번 들어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베오그라드를 떠난 조코비치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5일 오후 11시 30분경(현지 시간) 멜버른 털러머린 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문전박대를 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자가 효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베오그라드를 떠나기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호주 출입국관리소는 ‘기준 미달’이라고 판단했다.
호주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만 12세 이상 외국인은 △최소 두 차례 이상 백신 접종을 받았거나 △최근 6개월 이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만 입국을 허락하고 있다. 현지 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조코비치는 최근 6개월 이내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논리로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 주정부로부터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호주 연방정부는 “외국인 입국 허가를 결정하는 건 연방정부 몫”이라면서 이 허가를 취소했다. 조코비치가 최근 6개월 이내에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해도 그 전에 충분히 백신을 맞을 기회가 있었는데 백신 접종을 일부러 피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접종을 받지 못한 사유로 볼 수 없다는 논리였다.
17일 개막하는 올해 대회에서 남자 단식 4연패를 노리고 있던 조코비치는 법적 대응을 통해 대회 출전권을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조코비치는 멜버른 시내 격리 호텔에 머물며 10일까지 법적인 판단을 기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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