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믹북 경매 사상 최고가 낙찰
1984년 발간… 처음으로 검정옷 입어
개봉 영화 ‘스파이더맨’ 인기도 반영
38년 전 75센트 하던 만화책의 한 페이지가 336만 달러(약 40억 원)에 팔렸다.
14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코믹북 경매에서 스파이더맨이 나오는 만화책 한 쪽이 336만 달러에 낙찰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 기록은 1974년 마블 코믹북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울버린’(‘엑스맨’ 주인공)이 처음 등장하는 페이지로 낙찰가는 65만7250달러(약 7억8000만 원)였다.
이번에 최고가를 기록한 페이지는 1984년 발간된 코믹북 ‘마블 슈퍼히어로 시크릿 워스 8편’에 들어 있다. 당시 이 만화책 가격은 75센트였다. 스파이더맨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조합된 옷 대신 처음으로 검은색 ‘블랙슈트’를 입고 나타난다. 시크릿 워스는 마블의 한정판 시리즈물로 마블 세계관 영웅들이 행성 배틀월드에서 악당과 맞서는 내용을 다룬다.
스파이더맨은 검은 점액질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와 대결한다. 숙주와 결합해 살아가는 심비오트가 달라붙어 성격이 뒤틀린 블랙슈트 스파이더맨이 탄생하게 된다. 블랙슈트 스파이더맨은 마블의 또 다른 캐릭터 ‘베놈’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장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경매는 33만 달러(약 4억 원)에서 시작해 금세 10배로 치솟았다. 최근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개봉해 총수익 13억7000만 달러(약 1조6300억 원)가 넘는 흥행을 기록 중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인기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매를 주관한 헤리티지 옥션은 “스파이더맨 블랙슈트 장면은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코믹 아트 페이지”라며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만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판매자와 구매자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경매에는 슈퍼맨이 처음 등장한 만화 ‘액션코믹스’ 1편도 나와 318만 달러(약 37억8000만 원)에 낙찰됐다. 슈퍼히어로 만화의 시초로 꼽히는 액션코믹스 1편은 만화책 수집가들의 성배(聖杯)로 불리고 있다.
만화책 경매 역사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책은 1962년 발간된 ‘어메이징 판타지’ 15편이다. 역시 스파이더맨이 처음 등장한 이 만화책은 지난해 360만 달러(약 42억8000만 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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