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성희 선생님이 생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극이 무대예술의 뿌리이고, 뿌리가 국민의 정신적 감정이 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연극을 만드는 일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이준우 ‘붉은 낙엽’ 연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을 거라 생각조차 해본 적 없어 지금 여기에 있는 게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너무나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의 무게에 맞는 배우가 되고자 노력하며 살겠습니다.”(박용우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배우)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27일 열린 ‘KT와 함께하는 제58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두 작품상 수상작의 연출가와 배우는 이같이 말했다. 작품상을 받은 ‘알려지지 않은…’과 ‘붉은 낙엽’은 돋보이는 연출력으로 원작을 뛰어넘는 작품성과 예술성을 보여준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이경미 동아연극상 심사위원장(연극평론가)은 “팬데믹이 3년째로 접어든 지금, 어려운 창작 환경 속에서도 혼란스러운 세상을 향해 연극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계신 현장의 모든 연극인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알려지지 않은…’으로 연출상을 수상한 임지민 연출가는 무대 공간에 대해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 연출가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무대를 유지하는 게 힘든 일인데 창작자의 세계를 끝까지 믿어준 국립극단에 감사하다”며 “무대 안에서 알록달록하게 빛나주신 배우와 모든 스태프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연기상을 받은 황순미 배우는 “수상 소식 듣고 난 후, 저를 돌아보고 감사했던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보냈다”며 “잠깐 멈춰서 이런 시간 보내라고 선물처럼 상을 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신인연출상은 ‘붉은 낙엽’의 이준우 연출가, 유인촌신인연기상은 ‘누룩의 시간’의 박은경, ‘태양’의 김정화 배우가 수상했다. 희곡상은 ‘집집: 하우스 소나타’의 한현주 작가가 받았으며, 무대예술상은 장경숙 분장 디자이너에게 돌아갔다. 특별상은 무대 위에서 예술의 언어로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는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가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위원인 최용훈 청운대 뮤지컬학과 교수, 전인철 연출가, 김옥란 평론가를 비롯해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 박제균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최소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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