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인 KBS ‘가족오락관’을 25년간 진행한 MC 허참(본명 이상용·사진) 씨가 1일 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고인이 ‘허참’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건 육군에서 위문공연 전문 사회자로 활동하다가 전역한 직후인 1973년 겨울이었다. 당시 고인은 서울 종로의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에 갔다가 그룹 ‘쉐그린’의 공연이 끝난 후 행운권에 당첨돼 무대로 올라갔다. 시종일관 관객을 웃긴 그에게 쉐그린의 한 멤버가 이름을 묻자 고인은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답했다. 이 멤버가 “허, 참, 자기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라고 타박하자 고인은 “아, 제 이름 허참이에요”라고 맞받았다. 이후 그는 MC ‘허참’이 됐다.
이를 계기로 쉘부르의 DJ이자 MC가 된 고인은 ‘허참쇼’로 인기를 끌었다. 쉘부르에 손님으로 온 박원웅 MBC 라디오 PD는 그를 눈여겨보다가 1974년 MBC 라디오 프로그램 ‘청춘은 즐거워’ DJ를 맡겨 방송에 데뷔시켰다.
1977년 TBC ‘쇼쇼쇼’의 MC로 말솜씨를 뽐낸 그는 1984년부터 가족오락관 MC를 맡았다. 2009년 가족오락관이 종영하기까지 그의 MC 인생은 이 프로그램에 집중돼 있었다. 매주 그가 외친 “몇 대 몇”은 유행어가 됐다. 그는 2013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종영에 가슴이 먹먹했다”면서도 “앞으로 25년간 큰 역사를 남길 방송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한 방송에 출연하며 마지막까지 활동을 이어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3일 오전 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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