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죄라는 예민한 소재를 다루는 힘이 상당했다. 재미를 넘어 영상매체의 순기능을 지닌 작품이어서 배우로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작업했다.”
배우 김혜수는 25일 전 세계에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소년심판’을 소개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듯했다. 22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소년범죄에 대해 의미 있는 고민을 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소년심판’은 한 지방법원에 판사 3인이 합의를 거쳐 형을 선고하는 가상의 합의부인 ‘소년형사합의부’가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소년범죄와 소년범 이야기를 다룬다. 김혜수는 소년범에게 어떤 자비도 베풀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소년범 혐오자’ 심은석 판사 역을 맡았다. 그를 비롯해 이정은 이성민 김무열이 소년범을 대하는 신념이 각기 다른 4인 4색 판사 역할을 맡았다.
이성민은 자신이 맡은 강원중 부장판사 역에 대해 “소년사건에 있어 피해자와 가해자 입장이나 처분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사회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극중 판사들은 강력범죄를 포함해 여러 소년범죄를 두고 각자의 의견을 내세우며 첨예하게 대립한다. 한편으로 이 같은 대립은 판결의 균형을 맞추는 힘이 된다.
‘소년심판’ 대본을 쓴 김민석 작가는 “피해자 입장에만, 반대로 가해자 입장에만 몰입한 건 아닌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끊임없이 경계하며 글을 썼다”고 했다. 홍종찬 감독 역시 “한쪽만 대변하거나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실제 소년범 재판을 여러 번 방청하고 소년부 판사들을 만나는 등 판사와 소년범의 세계에 깊숙이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소년범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차태주 판사 역의 김무열은 “(소년범 재판 방청 당시) 재판정 내부 공기가 굉장히 무거웠다. 그런 무거움이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했다. 김혜수는 “판사들 이야기를 듣고 소년범죄 사례를 접한 뒤, 소년범죄에 대한 내 생각이 얼마나 편협했는지 알게 됐다”며 “그동안은 소년범죄에 대해 감정적으로 접근했다면, 이번엔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본 느낌이었다”고 했다.
강원중 부장판사에 이어 합의부에 부임한 나근희 부장판사 역을 맡은 이정은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시대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굉장히 반가웠다”며 “(작품을 계기로 소년범죄 문제가) 공론화되면 좀 더 좋은 제안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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