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추상미술 1세대로 최고령 현역 화가로 주목받은 김병기 화백(사진)이 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6세.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부친 김찬영 화백(1893∼1960)의 뒤를 이어 1930년대 일본 도쿄 아방가르드양화연구소에서 추상미술과 초현실주의 미술을 공부했다. 고인은 귀국 후 북조선문화예술총연맹 산하 미술동맹 서기장을 지냈으나 전체주의에 염증을 느껴 1948년 월남했다. 서울대 교수를 지낸 뒤 1965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 참여를 계기로 미국에 정착했다.
미국 이주 후 한동안 국내 화단에서 잊혔던 그는 1986년 소환됐다. 당시 미술평론가로 활동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주선해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22년 만에 개인전을 연 것.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던 그는 2014년 영구 귀국해 고국의 자연을 선과 면으로 재구성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고인은 100세가 넘어서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103세에 개인전을 열면서 “이제 장수에 대한 질문보다는 그림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작품 활동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청익 청윤(조각가) 씨, 딸 주은 주량 주향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4일 낮 12시. 02-30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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