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최고령 박명순 할머니
건국 이래 모든 직접 투표 참여
“좋은 대통령 당선되면 좋겠다”
광주 최고령 유권자인 박명순 할머니(119)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1903년 8월에 태어난 할머니는 이날 오전 10시경 아들 최경창 씨(71)와 며느리 박양심 씨(67)와 함께 광주 북구 문흥1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문흥1동 제1투표소를 찾았다.
휠체어를 타고 온 할머니는 두꺼운 외투를 입고 털모자, 마스크를 쓴 채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투표소에 들어서기 전 체온을 잰 후 방역 수칙에 따라 손 세정제로 손을 닦고 일회용 비닐장갑도 꼈다.
투표소에서 신원 확인을 마친 뒤 곧바로 아들 최 씨의 도움을 받아 기표소 안까지 휠체어로 이동했다. 이어 아들이 기표소 밖으로 나간 뒤 혼자 인주를 찍어 투표를 마쳤다.
남편이 독립유공자인 할머니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모든 직접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할머니는 투표 직후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마음이 좋다. 좋은 대통령이 당선되면 좋겠다”며 “석 달 후 전국지방선거에도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아들 최 씨는 “어머니가 아침 일찍 일어나 가족들에게 ‘투표하러 가자’고 하셨다. 지난해부터 노인학교와 복지센터에 다니며 노래를 배울 정도로 정정하시다. 오래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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