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1년 급여 모은 1000만원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7일 03시 00분


서산 80대 “산불 피해 울진 군민 여러분 빠른 복구 될 겁니다”
“돌보던 노인과 여행 가려고 모아… 세상 떠나 못 쓰게 돼 전액 기부”

15일 오전 11시경 충남 서산시 서산시청 사회복지과에 한 할아버지가 찾아왔다.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업무를 담당하는 이지혜 주무관에게 “경북 울진 산불 피해를 복구하는 데 써 달라”며 큰 봉투를 건넸다. 이 주무관이 이름을 물었지만 밝히지 않았다.

봉투에는 직접 쓴 편지와 함께 1024만9522원짜리 수표 한 장(사진)이 담겨 있었다. 손편지에는 “울진 군민 여러분께, 여러분과 함께한 국민이 있으니 빠른 복구가 될 것으로 믿으면서,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 할아버지는 “이 돈은 요양보호사 일을 하면서 1년간 받은 급여의 전부다. 돌보던 노인이 나으면 같이 필리핀으로 여행을 가려 했는데,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 산불 성금으로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돈을 모아왔던 통장도 보여줬다. 이 주무관은 “한 달에 85만 원씩 1년간 받은 급여에 이자가 붙어 원 단위 금액이 나온 것 같다”며 “기부자의 신분은 잘 모르고 연세가 80대 정도라는 것만 알고 있다”고 했다.

이 할아버지는 2020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돕고 싶다며 4차례에 걸쳐 198만 원을 기부했다. 지난해는 불우이웃돕기 성금 15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요양보호사#기부#울진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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