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죽음 같은 정적, 노래로 채워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5일 03시 00분


녹화 영상으로 그래미 ‘깜짝 등장’… “우린 소리 낼 자유 지키고 있어
침묵 대신 전쟁 진실 말해 달라”… 평화 메시지 전달하고 지원 호소
객석, 뜨거운 눈물과 박수로 호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화상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별똥별이 아니라 떨어지는 로켓포탄을 그린다”며 전쟁을 멈추기 위해 힘을 더해 달라고
 호소했다. 라스베이거스=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화상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별똥별이 아니라 떨어지는 로켓포탄을 그린다”며 전쟁을 멈추기 위해 힘을 더해 달라고 호소했다. 라스베이거스=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 ‘깜짝 등장’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지원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시상식 중반,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 출연했다. 그는 “음악과 상반된 것은 무엇인가. 파괴된 도시와 죽은 사람들의 침묵”이라고 운을 뗀 뒤 “우리(우크라이나) 음악인들은 (시상식장의) 턱시도 대신 방탄복을 입고 있다. 그들은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병원에서 노래를 부른다”며 자국의 안타까운 상황을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죽음과 같은 정적을 당신들의 노래로 채워 달라. 오늘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정적을 채워 달라”며 시상식장의 음악가와 청중, 세계 시청자들을 향해 호소했다. 또 “우리는 삶을 살아가고, 사랑하고, 소리를 낼 자유를 지키고 있다. 폭격으로 끔찍한 침묵을 가져오는 러시아에 맞서 우리 땅에서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은 곧바로 우크라이나 예술인들과 미국 팝스타 존 레전드의 합동 무대로 이어졌다. 레전드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위해 쓴 신곡 ‘Free’를 선보였다. 우크라이나 가수 미카 뉴턴이 레전드와 함께 노래했고 연주자 수산나 이글리단은 우크라이나 전통 악기인 반두라를 연주했다. 노래가 나오는 동안 ‘뉴턴의 자매는 현재 우크라이나 군대에서 복무 중’이라는 자막이 나와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우크라이나 국기도 영상을 통해 무대를 채웠다. 최근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탈출한 시인 류바 야킴추크는 평화에 관한 시를 낭송했다. 대형 스크린에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참상이 사진과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반전과 평화 메시지, 호소를 두루 담은 연설과 공연에 그래미의 객석은 뜨거운 눈물과 박수로 호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당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TV에서 전쟁에 관한 진실을 말해 달라. 침묵 대신 당신이 할 수 있는 방법들로 우리를 지원해 달라. 그러면 평화가 올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래미상을 주최하는 미국 리코딩 아카데미는 공식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달라는 의미의 ‘#StandUpForUkraine’ 문구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올렸다.

#그래미#젤렌스키#평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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