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연극의 거장 피터 브룩(사진)이 2일(현지 시간) 별세했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향년 97세.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고인은 18세에 연극 연출가로 데뷔해 23세에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제작감독을 맡으며 보수적인 영국 연극계에서 천재로 꼽혔다. 92세까지 연출가로 활동한 그는 창의적 연출과 획기적인 해석으로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랐다.
고인은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출가로 유명하다. 1970년 연출한 셰익스피어 원작 ‘한여름 밤의 꿈’은 배우들이 흰색으로만 꾸민 텅 빈 무대에서 현대 의상을 입고 연기해 주목받았다. 연극 ‘마하바라타’(1985년)에선 인도 힌두교 대서사시를 무려 9시간 동안 펼쳐내는 파격을 선보였다.
1971년 로열셰익스피어극단(RSC) 상임감독 자리를 박차고 나와 파리국제연극연구소를 세운 뒤 파리 ‘부프 뒤 노르 극장’ 무대에 다양한 순수 연극 작품을 올렸다. 연극을 탐구하는 국제연구센터도 건립해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고인은 2010년 ‘11 그리고 12’, 2012년 ‘피터 브룩의 오페라 마술피리’ 내한공연 연출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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