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없다는 내 예측 틀려” 노벨상 학자의 반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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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과거 모델 대입 오류
코로나 이후 알맞은 예측 못돼”
작년엔 “인플레 겁먹을 것 없다” 주장
NYT칼럼서 시인… “곧 정점 찍을 듯”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69·사진)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예측이 틀렸다고 공개 시인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크루그먼 교수는 20일(현지 시간) NYT에 게재한 ‘인플레이션에 대해 내가 틀렸다’라는 칼럼에서 “과거 경제 모델을 현재에 대입한 것이 문제였다”고 인정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내놓은 1조9000억 달러(약 2500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 지원금이 풀려도 소비보다는 저축할 확률이 높고 주정부에 대한 지원금도 당장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쓰일 것이라는 견해였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에 겁먹을 것 없다”며 “대규모 공적 투자로 경기를 부양하더라도 이제는 인플레이션 없는 시대가 됐고 세계가 이를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41년 만의 물가상승률 최고치와 28년 만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겪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과거 경제 모델이 잘 들어맞았기 때문에 2021년에도 똑같이 적용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세계에서는 안전한 예측이 아니었다”고 ‘반성’했다. 그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 위기가 닥쳤고, 이민자 감소와 조기 퇴직 등으로 경제 생산까지 줄어들었으며, 소비 패턴이 변화해 물가상승률 추세가 훨씬 가팔랐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거나 곧 찍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날 NYT는 ‘내가 틀렸다’를 주제로 크루그먼 교수를 비롯해 정치 외교 경제 기술 등 분야 칼럼니스트 8명의 칼럼 8편을 실었다.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저자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1990년대 중국이 정보 생태계를 개방하고 자유로운 뉴스의 흐름을 승인할 것이라고 지나치게 낙관한 죄를 인정한다”는 칼럼을 실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자이언트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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