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생기고 애교도 끝내주는 우리 ‘토지’. 너를 만나서 많이 웃고 삶이 행복해졌단다. 제게 정말 귀한 선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6월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레트리버 ‘토지’를 분양받은 전맹 시각장애인 조은경 씨(49)는 학교 관계자들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20일 경기 용인시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함께 내일로 걷다,’라는 분양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새로운 안내견 8마리와 은퇴견 6마리의 새 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안내견들은 앞으로 약 7년간 시각장애인의 ‘눈’ 역할을 맡게 된다. 은퇴견들은 새 입양가족을 만나 반려견으로 살게 된다. 이날 행사명에도 마침표(.)가 아닌 쉼표(,)를 넣어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 안내견과 시각장애인 파트너 간의 동행이 시작되고 은퇴견도 입양가족과 새 삶을 시작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는 1993년 출범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신경영을 선포한 해다. ‘초일류 삼성’을 향한 변화의 첫걸음으로 시작한 사회공헌활동인 셈이다. 안내견 한 마리를 키우는 데만 1억 원이 드는데 1990년대의 한국은 안내견 교육 관련 시설이나 시스템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외국에서 최고의 훈련사를 아무리 비싸더라도 데려와 우리가 몇 마리라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는 국내에서 세계안내견협회(IGDF) 인증을 받은 유일한 기관이다.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는 1994년 ‘바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안내견 분양에 나섰다. 누적 분양 수는 2007년 100마리, 2017년 200마리를 넘어섰다. 분양된 안내견은 누적 총 267마리, 현재는 70마리가 활동 중이다. 안내견을 키우기 위해 매년 평균 6명의 훈련사가 하루 18km씩 걸었다. 이렇게 이동한 거리는 78만여 km로, 지구 둘레(4만 km)의 약 20바퀴에 해당한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는 “앞으로도 안내견과 파트너의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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