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레사 탐사매체 CEO
“페북 등 빅테크, 분노-혐오 유통에 더 많은 보상 가도록 정보 교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의도적 정보 공작 등을 통해 허위 정보가 확산된다면 결국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독재자가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2년간 세계 각국에서 많은 선거가 치러지는데 자칫하면 민주주의가 와해될 수도 있다.”
지난해 노벨 평화상 공동 수상자인 마리아 레사 필리핀 온라인 탐사보도 전문 매체 ‘래플러’ 최고경영자(CEO·사진)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시대의 저널리즘과 시대정신’ 강연에서 “(온라인 환경에서) 인위적으로 조성된 혐오가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새로운 저널리즘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강연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등이 주관했다.
레사 CEO는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사회 분노와 혐오를 유통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언론이 게이트키핑을 할 때는 ‘사실’이 보상을 받았다”며 “현재 게이트키퍼 역할을 차지한 빅테크 기업은 혐오와 분노가 확산될수록 (정보 제공자가) 더 많은 보상을 누리도록 정보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언론은 정부나 자본 같은 위로부터의 공격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가짜뉴스 같은 ‘밑으로부터의’ 공격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에 맞서려면 언론은 좋은 (정보통신) 기술, 올바른 저널리즘, 그리고 연대를 위한 공동체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 래플러를 설립한 레사 CEO는 당시 두테르테 정권의 ‘마약과의 전쟁’에서 발생한 공권력의 폭력 행태를 집중 조명해 민주주의를 수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 독립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와 함께 언론인으로는 86년 만에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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