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윤여정 씨 등과 간담회
“여성이 성공하면 모든 부문 성공, 이런 민주주의 가치 지켜야할 책임”
바이든 정부 성 평등 정책 강조 행보
지난해 1월 취임한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8)이 29일 한국 여성 지도자와 만나 “민주주의를 강화하려면 성 평등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 및 여전한 ‘유리천장’을 지적하며 성 평등 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예방을 마친 뒤 서울 중구 정동에서 열린 ‘신기원을 이룩한 여성들과의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 씨, 배우 윤여정 씨,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정숙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회장, 백현욱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이소정 KBS 앵커, 김사과 작가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이 성공하면 사회 모든 부문이 성공한다고 강하게 믿는다. 우리는 이런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야 할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포함해 이 자리에 참여한 이들이 여성 최초로 특정 위치에 올라갔지만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의 접견 자리에서 이 행사를 언급하며 “오늘 환담이 유익한 결과를 내기를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정부도 여성의 역량 강화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방한 전날인 28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특정 국가에서 차지하는 여성의 지위를 보면 그 나라의 민주주의를 평가할 수 있다며 방한 때 이 사안을 언급하겠다고 밝혔다. NYT는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선진국 중 가장 벌어져 있고,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 또한 5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하루 일정의 빠듯한 방한 기간을 쪼개 여성 지도자와 별도 만남을 가진 것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핵심 의제인 성 평등 정책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 외에도 미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 장관, 최초의 흑인여성 대법관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최초의 아메리카원주민 여성 장관인 데브 할런드 내무장관 등 다양한 여성 인사를 최초로 기용했다. 바이든 행정부 내 여성 장관 및 장관급 인사는 12명에 달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한국 여성 지도자와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옐런 장관은 7월 한국은행의 여성 직원들과,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6월 국내 스타트업의 여성 창업가들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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