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 계보 이은… ‘벌집 화가’ 김태호 화백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5일 03시 00분


물감 벌집처럼 깎아내는 작업
‘내재율’ 연작 등 국내외서 큰 조명

내재율 연작 ‘Internal Rhythm 2009-2’(2009년). ⓒKim Tae-Ho
내재율 연작 ‘Internal Rhythm 2009-2’(2009년). ⓒKim Tae-Ho
단색화 계보를 이어온 대표 작가인 김태호 화백(사진)이 4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부산 출신인 고인은 서울예고 시절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91)과 인연을 맺으며 추상화에 빠져들었다. 홍익대 서양화과와 대학원에서 하종현(97), 정상화(90)를 스승으로 모셨고, 1987∼2016년 홍익대 회화과 교수를 지냈다.

‘벌집 화가’로 불리는 고인은 캔버스에 물감을 겹쳐 칠한 뒤 격자무늬나 벌집처럼 깎아내는 작업 방식으로 유명하다. 1995년부터 최근까지 이렇게 작업한 ‘내재율(內在律)’ 연작이 대표작이다.

고인은 2000년대 들어 국내외에서 큰 조명을 받았다. ‘내재율’ 시리즈 중 하나는 지난해 경매에서 2억1000만 원에 낙찰됐다. 서울 종로구 표갤러리에서 14일까지 열리는 ‘질서의 흔적’이 마지막 개인전이 됐다.

고인은 지난달 초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해 왔다. 최근 고인의 전시를 연 리서울갤러리 조운조 대표는 “색다른 추상화법으로 단색화 계보를 이은 거장”이라며 애도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문화공보부장관상(1973년), 동아국제판화비엔날레 대상(1986년)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경진 씨와 딸 은화 예인 혜린 씨, 사위 유종근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7일 오전 6시. 02-2227-7500

#단색화 계보#김태호 화백#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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