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LA서 ‘한국어 시 낭송 대회’
우크라계 야노우스카야씨 대상
“잃어버린 조국 ‘님’으로 표현 공감”
삼성전자, 한글 로고 SNS 마케팅
“한용운의 시를 통해 조국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생각했습니다. 큰 위안을 얻었습니다.”
9일 제576돌 한글날을 맞이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국문화원이 개최한 ‘온라인 한국어 시 낭송 대회’에서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읊어 4일(현지 시간) 대상을 받은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옐리자베타 야노우스카야 씨가 6일 온라인 시상식에서 밝힌 소감이다. 뉴욕주에 거주하는 대학원생으로 5년간 한국어를 배웠다는 그는 “이 시는 조국을 잃었더라도 상실과 비탄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계 미국인으로서 큰 의미”라고 또렷한 한국어로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8개월째를 맞은 지금 일제강점기 당시 잃어버린 조국을 ‘님’으로 표현했던 한용운의 의도를 누구보다 공감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2등은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낭송한 유타주 출신의 수재나 클라크 씨에게 돌아갔다. 클라크 씨 역시 “이 시 속의 꽃처럼 인생의 도전은 우리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슬픈 과거사를 지녔고 그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것이 오늘날의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LA 한국문화원은 미 전역에 한글의 아름다움, 한국 시와 문학의 우수성 등을 알리기 위해 시 낭송 대회를 기획했다. 8월 22일부터 9월 25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렸고 미 전역에서 242명이 참가했다. 그 결과, 야노우스카야 씨를 포함해 총 48명이 입상했다.
참가자들은 윤동주의 ‘서시’,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 등 유명 시를 낭송하는 모습을 촬영해 온라인으로 출품했다. 일부는 직접 낭송 배경 음악을 연주했고, 다른 참가자는 낭송 장면을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처럼 연출했다. 시 구절을 노래로 만들어 부른 사람도 있었다.
국내 기업은 세계 각지에서 ‘한글’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다. 삼성전자는 9일 전 세계 200여 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삼성’ 한글 로고를 활용한 로고플레이를 선보였다. 삼성이라는 글자에 있는 자음과 모음을 활용해 여러 가지 재미있는 표정의 로고를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향후 일주일간 이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 영국 런던 피커딜리 광장,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등 세계 대도시의 명소 및 옥외광고 등에서 상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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