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1992년 선수촌 메뉴에 김치 넣어
LA부터 올림픽 명장면 사진 기록… 4년 전 수상 김민제 작가도 받아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66)과 김민제 스포츠 전문 사진작가(69)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피에르 드 쿠베르탱 메달’(쿠베르탱 메달)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윤 원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총회 기간인 21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으로부터 쿠베르탱 메달을 받는다. 김 작가는 19일 ANOC 총회 중 바흐 위원장으로부터 메달을 수상했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의 이름을 따 만든 쿠베르탱 메달은 올림픽운동 발전 공로자들에게 주어지는 IOC 3대 상훈(賞勳) 중 하나다. 올림픽 경기에서 선수들이 받는 금은동메달과 올림픽 훈장, 그리고 쿠베르탱 메달이 있다. 한국인이 메달을 수상한 건 2008년 최만립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원로 고문(88) 이후 처음이다.
윤 원장은 각종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 스포츠 외교를 뒷받침한 인물이다. 1982년부터 대한체육회 국제부에서 26년간 근무하며 쌓은 IOC 위원들과의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각종 메가 스포츠 이벤트 유치를 도왔다. 1999년 강원 겨울아시아경기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뿐만 아니라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탰다.
윤 원장은 올림픽 문화 개선에도 발 벗고 나섰다.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IOC 식음료 담당관을 설득해 선수촌 음식 메뉴에 쌀밥과 김치를 포함시켰다. 서양 선수 위주로 나오던 식단에 한국 음식을 추가한 것이다. 올림픽 선수촌 메뉴의 세계화에 앞장서면서 ‘올림픽 김치 전도사’란 별명도 얻었다. 윤 원장은 “스포츠계의 영예인 쿠베르탱 메달을 받게 돼 영광이다. 앞으로도 세계 속 한국 스포츠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1983년 체육부(현 문화체육관광부)를 시작으로 26년간 공보실의 사진작가로 일하며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시작으로 여름올림픽 7차례와 겨울올림픽 4차례의 명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중고교 시절 야구와 사진 촬영이 취미였던 그는 “어느 날 스포츠 사진작가가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문체부를 떠난 뒤에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으로 OCA와 IOC의 다양한 행사 사진을 담았다. 김 작가의 메달 수상은 2018년 IO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시상이 4년 미뤄졌다. 김 작가는 “열심히 세계무대를 다니다 보니 이렇게 영예로운 상을 받게 됐다. IOC 위원들이 ‘사진이 정말 멋있다’는 칭찬을 많이 해줬는데 앞으로도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진을 많이 찍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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