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중심으로 치른 1주기와 달리
김승연 회장도 세 아들과 함께 추모
온라인 추모관서 직원들 추도 댓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주기를 맞아 25일 경기 수원시 이목동 가족 선영에서 추모식이 엄수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은 오전 10시 47분경 선영에 도착해 약 40분을 머물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과 함께 참석해 유족을 만났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이 회장 별세 소식에 가장 먼저 달려갔을 만큼 ‘형님’ ‘동생’ 하며 격 없이 지냈던 사이”라고 했다.
추모식은 유족 중심으로 조촐하게 치러진 1주기와 다르게 참석자가 300여 명에 달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현직 사장단 60명은 물론이고 윤종용·이윤우 전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 이수빈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윤부근·신종균·고동진 삼성전자 고문 등 전직 사장단도 선영을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현직 사장단은 이 부회장에 앞서 오전 9시 10분부터 현장에 도착해 30분가량 추도한 뒤 선영을 떠났다. 이후 추모를 마친 이 부회장과 경기 용인시 인력개발원 창조관을 찾아 추모 영상을 시청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현직 부사장들과 전직 사장단은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참배했다. 마지막까지 이 회장 곁을 지키던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도 추모식에 동참했다.
삼성은 오전 6시 사내망에 온라인 추모관을 열었다. 한 직원은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아직 회장님 지혜를 빌려 지내고 있다. 많이 그립다”고 했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오후 5시까지 1만3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한 이 회장 뜻에 따른 ‘KH(이건희) 유산’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부회장 등 유족은 지난해 4월 고인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 특별 전시회는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이건희 컬렉션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기증문화 확산으로 이어졌다. 통상 연평균 64점이 기증됐던 국립현대미술관에 이 회장 유족 기부 이후 연말까지 533점이 기증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2026년 시카고박물관에서 ‘이건희 특별전’을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유족은 또 1조 원을 들여 감염병 극복과 소아암 희귀질환 지원에도 나섰다. 감염병 극복을 위해 내놓은 7000억 원은 한국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5000억 원)과 감염병 대응 인프라 확충(2000억 원)에 사용된다. 희귀질환을 위한 3000억 원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 치료와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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