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1914∼1965)이란 이름 앞에서 예술가로서의 삶의 태도를 다시 점검하게 됩니다. 박수근미술상 수상은 ‘질문하기를 멈추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25일 열린 제7회 박수근미술상 시상식 및 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개막식에서 올해 박수근미술상을 받은 차기율 작가(61·인천대 조형예술학부 교수)가 말했다. “38세에 혼자가 돼 6남매를 키우신 어머니에게 감사드린다”며 잠시 울음을 삼킨 그는 “부족한 제게 또다시 전진할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했다.
박 화백의 예술혼을 기리는 뜻에서 제정된 박수근미술상은 동아일보와 양구군, 강원일보, 박수근미술관이 공동 주최한다. 이인범 박수근미술상 운영위원장은 “차 작가는 자연, 장소의 기억, 노마드 등을 기본 개념으로 집요하게 탐구하며 다양한 소재로 설치미술 작업을 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을 자신과 겸허하게 마주하는 방법으로 받아들여 온 작가로, 이는 박 화백이 치열하게 추구했던 길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박 화백의 장녀인 박인숙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은 “선함과 진실함을 전해주는 아버지와 맥이 통하는 면이 많은 차 작가가 앞으로도 멋진 작품을 만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차 작가는 수십 년간 자연, 인간, 우주에 천착하며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고 말했다. 차 작가는 이날 박 화백의 작품 ‘아기 업은 소녀’(1963년)를 조각으로 만든 상패와 창작지원금 3000만 원을 받았다. 내년 5월 박수근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박수근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박수근의 시간·미석(美石)의 공간’에서는 ‘철쭉’(1933년)과 ‘절구질하는 여인’(1952년)을 비롯해 판화, 탁본, 드로잉 등을 만날 수 있다. 내년 3월 2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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