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바티칸 박물관이 소장 중인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품 3점을 그리스에 돌려주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최근 서구 주요 박물관이 제국주의 시절 수탈한 문화재를 속속 반환하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도 동참했다.
이날 교황청은 성명에서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품 3점을 그리스 정교회 수장 이에로니모스 2세 앞으로 보낼 것”이라며 “진리의 길을 따르려는 교황의 열망에 대한 구체적인 표시”라고 밝혔다. 이 3점은 파르테논 신전을 장식했던 말머리 조각, 각각 소년 및 수염을 기른 남자의 두상이다.
교황의 이번 결정은 그리스와 ‘엘긴 마블스’ 반환을 두고 줄다리기 중인 영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엘긴 마블스’는 19세기 초 당시 오스만튀르크 주재 영국 외교관이던 ‘엘긴 백작’ 토머스 브루스가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간 대리석 조각들을 뜻한다. 현재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과거 영국 정부와 대영박물관 측은 엘긴 백작이 오스만제국의 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반출한 문화재이므로 돌려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태도를 바꿔 그리스 정부와 반환 협상을 벌이고 있다. 리나 멘도니 그리스 문화장관은 교황의 이번 결정에 “관대하다”며 감사를 표했다. 또 “엘긴 마블스를 돌려받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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