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갑 前장관, ‘6·29선언’ 배경 기록한 메모 기증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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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독대 前 작성한 건의 내용
‘직선제 개헌 해야 민심회복’ 적어
보안 고려해 겉장에 ‘낙서’로 표기

김용갑 전 총무처 장관이 1987년 6월 18일 작성한 자필 메모.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김용갑 전 총무처 장관이 1987년 6월 18일 작성한 자필 메모.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6·29선언이 발표되기까지의 청와대 내 상황을 담은 기록물이 공개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1987년 당시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이던 김용갑 전 총무처 장관(87)이 이달 1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6·29선언 배경을 기록한 자필 메모 2건을 기증했다”고 7일 밝혔다. 김 전 장관이 기증한 메모 표지의 제목은 각각 ‘보고’와 ‘낙서’로, 제5공화국의 핵심 인사가 6·29선언이 나오기까지 일어난 일을 기록한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낙서’는 당시 김 비서관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독대하기 하루 전인 1987년 6월 18일 건의할 내용을 미리 적어둔 메모다. 메모에서 김 전 장관은 △서울올림픽 이후 직선제나 선택적 국민투표 △13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직선제, 내각제 개헌 △4·13조치에 대한 국민투표 부의 방안을 적은 뒤 “이 3가지 나름대로 약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방식으로는 “일거에 민심 회복 불가(하고), 승산도 희박(하다)”며 “직선제 대통령 선출 개헌”을 결단해야 한다고 적었다. 메모의 겉장에 ‘낙서’라고 표기한 건 보안을 신경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고’라는 제목의 메모에는 1987년 6월 14일 계엄령 선포 검토부터 6월 25일 직선제 개헌 수용으로 정국 수습 방향을 선회하기까지 청와대 내의 움직임과 대응이 기록됐다.

이번 기증은 김 전 장관이 남희숙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에게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남긴 기록을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이뤄졌다.

#김용갑 전 총무처 장관#6·29선언#배경 기록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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