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로욜라대 농구팀 ‘백발의 천사’
슈밋 수녀 28일 첫 회고록 출간
“첨단기술 익숙… 멈추면 뒤처져
적응력은 내게 엄청난 힘을 준다”
‘백발의 천사’로 불리며 미국 시카고 로욜라대 농구팀의 마스코트로 꼽히는 103세 진 돌로레스 슈밋 수녀가 인생 첫 회고록을 내놓는다. 신앙과 농구에 대한 사랑을 비롯해 100년을 넘게 살면서 느낀 소회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슈밋 수녀의 회고록 ‘목적을 갖고 눈을 떠라: 내 첫 100년을 살며 배운 것’(사진)이 28일 출간된다. 슈밋 수녀는 서문에서 “103년 동안 무수히 많은 변화를 보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서 “내 인생이 특별하다고 느껴 책을 쓴 게 아니다. 목적이 있으면 기쁨과 성취감으로 가득 찬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 책을 썼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스포츠연맹(NCAA) 남자농구를 취재한 스포츠 기자 겸 작가 세스 데이비스가 회고록 저술을 도왔다.
슈밋 수녀가 화제의 인물이 된 것은 98세이던 2018년 3월이다. NCAA가 매년 3월 주최하는 전미 대학농구선수권 토너먼트의 별칭인 ‘3월의 광란(March Madness)’에서 로욜라대 남자농구팀이 33년 만에 64강에 진출하던 날이었다. 선수들이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일제히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자 그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슈밋 수녀는 1994년부터 로욜라대 농구팀 선수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했다. 경기 시작 전에 기도해주고 경기가 끝나면 일일이 편지를 써서 팀원들을 격려하는 인솔자이자 정신적 지주였다. 로욜라대는 2018년 ‘3월의 광란’ 내내 주목을 받으며 1955년 이후 처음 4강까지 진출했다. 시카고시는 지난해 8월 슈밋 수녀의 103번째 생일을 맞아 시카고 교통국이 운영하는 전철 노선 로욜라대 캠퍼스역의 이름을 ‘진 돌로레스 슈밋 수녀 플라자’로 바꾸기도 했다.
60년 이상을 대학에서 보낸 슈밋 수녀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오전 5시면 일어나 아침 기도를 하고 태블릿PC로 성경을 읽는다. 오전 9시 전에 학생센터 사무실로 출근해 선수들에게 e메일을 쓰고 경기 통계를 확인한 뒤 연습을 참관하고 상담도 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첨단기술에 익숙하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뒤처지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라며 “적응력은 내게 엄청난 힘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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