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아제이 방가 전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CEO·63·사진)를 추천했다. 세계은행 총재는 최대 주주인 미국 행정부가 지명한 인물이 줄곧 맡아와 방가 전 CEO가 차기 총재로 유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는 사람과 시스템을 관리하고 세계 각국 글로벌 지도자의 파트너가 돼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증명했다”며 “기후변화를 비롯해 우리 시대 가장 급박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 및 민간의 자원을 동원하는 핵심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도계 미국인인 방가 전 CEO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도계 임원 중 한 명이다. 네슬레,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 그룹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했고, 1996년부터 씨티그룹으로 옮겨 아시아태평양 총괄에 올랐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넘게 마스터카드를 이끌며 영업 이익을 3배 이상 불렸다. 현재는 사모펀드 운영사 제너럴애틀랜틱의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각국 재건 자금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차기 세계은행 총재는 한 달간의 후보 검증 철자를 거쳐 올 5월 결정될 예정이다. 임기 5년에 연임이 가능하다. 임기가 1년가량 남은 데이비드 맬패스 현 세계은행 총재는 6월 말까지만 근무하고 조기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이달 15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임명된 그는 화석연료의 기후변화 영향을 사실상 부인하면서 바이든 정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세계은행 78년 역사상 단 한 번도 여성 총재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또다시 남성 후보를 낸 것에 대해 비판도 나온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이날 “여성 후보 추천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입장을 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겨우 몇 시간 만에 남성 후보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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