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인 가요 ‘향수’로 유명한 테너 박인수 씨(사진)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별세했다. 향년 85세.
서울대 음대 4학년이던 1962년 슈만의 가곡 ‘시인의 사랑’ 전곡을 부르며 성악가로 데뷔한 고인은 1967년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마탄의 사수’의 주역으로 발탁됐다. 1970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줄리아드음악원 오디션에서 유명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에게 발탁돼 수학했다. 이후 뉴욕 맨해튼대 음악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으며 미국, 캐나다 등에서 활발하게 공연했다. 1983년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로 부임해 2003년까지 재직했다.
고인은 “클래식 음악은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1989년 당시 성악가로서는 파격적으로 가수 이동원(1951∼2021)과 함께 ‘향수’를 불렀고, 노래가 큰 인기를 끌며 ‘국민 테너’로 불렸다. 국내외에서 독창회 2000회 이상, 오페라에는 300회 이상 주역으로 무대에 섰다.
서울대 교수에서 퇴임한 후 백석대 음대 석좌교수와 대학원장을 지냈다. 박인수 소리연구회를 꾸려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2011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 부인 안희복 한세대 음대 명예교수, 아들 박상준 플루티스트가 있다. LA에서 3일 장례 예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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