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어 1906년 두번째로 창립
코로나에 이용자 90% 줄어 재정난
반세기 한국 전통문화 강좌도 휴강
3·1운동에 붙을 붙인 2·8독립선언의 역사적 현장이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진원지였던 일본 도쿄의 재일본 한국 YMCA가 재정난으로 이달부터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재일 YMCA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말로 YMCA가 운영했던 일본어학교, 회관 대관, 한국어 강좌, 한국 전통악기 강좌 등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YMCA 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반세기 동안 한국 전통 민족 문화 보급과 교육에 참여하고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현재로서는 사업 재개 여부와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도쿄 지요다구 재일 YMCA 회관 호텔은 이미 지난해 4월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YMCA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본어학교, 호텔 등의 이용자가 90% 이상 감소해 사업을 지속할수록 적자가 늘었다. 현재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은 없다”고 말했다. YMCA 관계자는 이어 "재일본 한국YMCA는 회관의 노후화로 인한 안전진단을 시행하고 있기에 2.8독립선언기념 자료실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이달부터 중단했다"고 밝혔다.
재일 YMCA는 1906년 창립됐다. 1903년 황성기독교청년회(현 서울 YMCA)에 이은 두 번째 한국 YMCA였다. 일본 내 한인 유학생들은 ‘조선 청년 독립단’을 결성해 1919년 2월 8일 재일 조선 YMCA 강당에서 유학생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8독립선언문을 채택했다. 훗날 동아일보 사장, 제헌 국회의원 등을 지낸 백관수 선생이 선언문을 낭독하자 일본 경찰들이 들이닥쳐 유학생들을 체포하고 강제 해산시켰다.
하지만 이날 독립선언문 채택은 3주 뒤 3·1운동에 결정적 영향을 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계기가 됐다. 광복 이후에는 민족정신을 고취한 다양한 활동으로 재일교포들의 정신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현 재일 YMCA 회관은 1982년 완공한 건물로 독립선언이 있던 곳에서 수백 m 떨어져 있다. 재일 YMCA는 2008년에 국가보훈처 지원으로 회관 내 ‘2·8독립선언 기념자료실’을 개관했고 2019년 회관 내에서 확장 이전했다. 현재 재일 YMCA 운영은 잠정 중단됐지만 회관 내 2·8독립선언 기념관은 사전 예약자에 한해 관람이 가능하다. YMCA 측은 “재정적으로 어렵지만 역사적 의미가 큰 곳인 만큼 어떻게든 되살려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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